THE REED REPORT
어둠 속의 빛
[2049년 2월, 비송환자 뉴스 네트워크 리드 리포트 방송에서 발췌한 내용.]
맨데이트 오브 네이션즈 [녹음]: 2035년, 경제가 무너지고 슈퍼스톰이 확산되면서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수년 동안 국가들이 무너지는 것을 지켜봐야 했고, 그 결과 우리를 하나로 단합시켜 주었던 유럽 연합(EU)이 해산되었습니다.
오늘, 지난 몇 년 동안의 기술 발전 덕분에 이제 모든 것이 바뀌게 됩니다. 우리는 복원의 여정을 시작하며, 그 출발점은 바로 맨데이트 오브 네이션즈의 형성입니다. 전 세계의 비송환자 여러분, 시간이 되었습니다. 연합된 유럽으로 돌아가기 위한 길을 저희와 함께 해주세요.
미탈리 리드: 불과 조금 전, 많은 이들이 불가능하다고 믿었던 날이 찾아온 순간, 맨데이트 오브 네이션즈의 대변인이 한 말입니다. 2028년의 발트해의 파이어스톰 사태 이후 우리는 국가들이 도미노처럼 무너지는 두려운 광경을 보았습니다. 무너진 국가들 사이에서 새로운 시민 계층이 태어났습니다. 바로 비송환자들, 여러분입니다.
이제 이 모든 것이 바뀔 수 있습니다. 어둠 속에서 불길이 타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불투명합니다. 지난 15년 동안 비송환자들은 전 세계에서 새로운 인생을 살아왔습니다. 비송환자 정착지, 도시, 그리고 물론 비송환자들을 환영하는 나마콸란드도 있습니다. 그들이 고국으로 돌아갈 기회를 받아들일지는 오직 시간이 말해줄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 맨데이트 오브 네이션즈는 임무에 착수했고, 부대 배치도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익명의 맨데이트 오브 네이션즈 일원이 그들의 부대인 조인트 테스크 포스 7의 움직임에 대해 전해주었습니다.
[삭제됨]: 사우전드 페탈스 콜리션은 최근 들어 이 세계에 닥친 가장 큰 위협입니다. 그들은 아크엔젤의 중립 협정을 파기하고 시어워터 지상 기지를 점령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우리는 사우전드 페탈스 콜리션이 기상 시스템을 지배하고 역이용하게 두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기상 시스템이 모두를 위해 이용될 수 있도록 JTF-7이 나설 것입니다.
다가오는 미래
[2048년 12월, 비송환자 뉴스 네트워크 리드 리포트에서 발췌한 내용.]
하마사키 [녹음]: 우리는 초강대국들이 무시하기로 선택한 국가들을 대변한다. 우리는 목소리를 낼 것이고 너희는 듣게 될 것이다. 사우전드 페탈스 콜리션은 더 이상 다른 이들이 우리의 운명을 좌우하도록 두지 않을 것이다. 이 세계의 미래는 우리가 만든다. 칠레는 시작에 불과하다.
미탈리 리드: 이는 어제 방송된 내용으로, 목소리의 주인공은 콜리션 지상군 제9대대의 수장인 하마사키 나요미입니다. 오늘 아침, 콜리션의 병력이 칠레 해안에 도착하여 내륙으로 밀고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아타카마 사막에 있는 리튬 광산 마을을 노리며 목표를 숨기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얼핏 무해해 보이는 엘 알리칸토 마을에는 비밀이 숨겨져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대수층에 접근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콜리션 병력이 이곳을 점령하게 된다면 미국 전역, 나아가 서방 세계 전체에 재앙이 닥치게 될 것입니다. 이 세계에서 가장 위대하고 명확한 화폐인 물을 인질로 잡히게 되는 겁니다.
동쪽에서 등장한 콜리션은 전 세계 많은 국가들과 빠르게 동맹을 맺었습니다. 그들이 내세운 슬로건은 비송환자들에게는 익숙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신들은 이 세상에 의해 버림받았고 배신당했다는 것입니다.
콜리션의 급격한 부상에 대해 추측은 하지 않겠습니다. 유출된 여러 문서에 이번 이니셔티브가 수년 동안 치밀하게 계획되었다는 정보가 있었으니까요. 고향을 위해 싸우고 있는 지역 민병대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오늘 무전을 통해 함께 하고 있는데요. 보안상의 이유로 신원은 공개하지 않겠습니다. 성명을 준비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접근 제한 정보]: 이 방송을 듣는 모든 사람들에게 전한다. 너희에겐 이 싸움이 끝없는 전쟁의 일부일 수도 있겠지. 하지만 우리 아타카마 사람들에게 이건 생존이 걸린 전쟁이다. 동부와 서부 세력은 이게 자원 전쟁이라고 하겠지만 우리에겐 삶이 걸린 문제다. 우리 가족. 우리의 집. 마지막 수호자가 쓰러질 때까지, 우리는 이 모든 것을 지키기 위해 싸울 거다.
초강대국들은 언젠가 사라지지만... 사막은 영원하니까. 우리는 언제나 여기에 있었고, 이후에도 여기에 있을 거다. 비바 칠레, 미에르다!– [라디오 잡음]
미탈리 리드: 여보세요? 계십니까? [긴 침묵] 비송환자 여러분, 칠레의 통신이 끊겼다는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콜리션의 공격이 시작되었습니다.
소재 불명
비송환자는 하룻밤 사이에 그냥 사라지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는 그렇습니다. 새로운 의뢰를 위해, 가족을 위해, 지루함 때문에 떠날 수는 있지만 특별한 이유도 없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지난 3년 동안, 수많은 보고를 통해 그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충성스러운 군인이자 좋은 친구였던 사람들이 작전 중에 홀연히 사라져 다신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유일한 공통점은 비송환자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일종의 조난 신호입니다. 실종된 비송환자들에 대한 정보나 위치를 알고 계신 분들은 Reed Report로 제보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그들의 신상을 모으고 있으며, 그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릴 것입니다. 우리는 서로의 안전을 지켜야 합니다.
오늘 밤에는 한 실종자의 동료 분대원과 무전으로 대화를 나눠보겠습니다. 준비되시면 시작하겠습니다.
비송환자
목소리를 들으니 좋네요, Reed.
Mithali Reed
저도요. 요즘엔 소식을 주고받기가 쉽지 않네요. 제가 어떻게 도와드리면 될까요?
비송환자
제 얘기를 들어주세요. 당신이라면 믿어주실 것 같아요. 우리는 ERF, 지휘관, 심지어 다크 마켓까지 가봤지만 아무도 우리의 얘기를 들어주지 않았어요. 수많은 비송환자들이 실종됐지만, 비송환자들은 항상 사라지니까요. 누가 신경이나 쓰겠어요?
Mithali Reed
그들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짐작 가는 곳이 있으신가요?
비송환자
아니요. 하지만 누가 작전 중에 총이랑 무전기를 두고 떠나겠어요? 우리는 늘 소식을 주고받아요. 누가 그만두거나 죽으면 바로 알 수 있죠. 근데 왜 우리한테 아무것도...
비송환자
…
Mithali Reed
여보세요? 무슨 일 있나요?
비송환자
몇 달 동안 그가 어둠 속으로 끌려들어 가는 장면이 잊혀지지 않고... [잡음]
Mithali Reed
신호가 끊겼어요. 기술팀, 다시 연결해 주세요.
부활의 날
2043년 11월 15일. 이집트 내 Synseco 시설 근처의 사막에 강력한 폭풍이 몰아쳤다. 시어워터-2가 성공한 것이다. 매년 수백만 명의 비송환자들이 이 행사를 기념하며 이를 부활의 날이라 부른다. 오즈와 그의 세력이 자신들의 미래를 만들어 갈 힘을 얻은 순간을 기념하는 행사다.
이에 대응해 서부군과 동부군은 전 세계적으로 여러 비송환자 요새에 전면적인 공격을 감행했다. 반격에 나선 비송환자는 초강대국에 충격적인 패배를 안겨주었다. 오즈는 CIA, 그중에서도 고위 요원인 노아 볼프가 2040년의 정전 사태에 연루된 흔적을 은폐했다는 증거를 공개하며 미국에 굴욕감을 더해주었다. 이 폭로로 인해 미국은 세계적인 망신을 당했고, 볼프는 몸을 숨길 수밖에 없었다. 그의 행방은 아직까지도 밝혀지지 않았다.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오즈는 비송환자 주권 국가인 나마콸란드를 자유롭게 세울 수 있었다. 지난 5년 동안 전역적으로 도입된 시어워터 기술은 척박했던 리흐터스펠트의 사막을 모든 비송환자의 보금자리로 탈바꿈시켰다.
시어워터 기술의 소유주인 다크 마켓은 곧바로 이러한 부활의 기적을 나마콸란드 국경 너머로 수출했다. 기술 대기업, 노르드비크와의 오랜 파트너십을 통해 몰락한 수십 개의 제3세계 국가를 재건해냈다. 최근 북반구에서 이룩한 성과로 인해 많은 이들이 유럽 연합(EU)의 복귀를 점쳐보기까지 했다.
이제 아크엔젤 코퍼레이션의 부상과 AI 및 로봇 공학의 획기적 발전으로 병사들을 위한 첨단 보철물 연구까지 이루어지며 2048년은 매우 다른 세계가 되었다. 이는 희망적이기까지 했다. 부활의 날 5주년 기념일에는 축하할 일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인류의 발전을 찬찬히 살펴봤을 때, 그동안 지속되어 온 갈등을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최근 검증되지 않은 무전을 통해 체코 내 동부군의 증원이 밝혀진 이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해당 지역에서 중요한 열차 노선을 확보하려는 정예 사단, 노바 그룹이 이들의 선두를 맡고 있다. 새롭게 서쪽으로 밀어붙이려는 이들의 경로는 현지 저항군인 모라비아 경비대만 가로막고 있었다. 서부군과의 연계가 의심되는 와중, 많은 사람들은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것은 오직 시간 문제라고 우려하고 있다.